800만 원 프로젝트, 실제로 얼마 남는지 말할 수 있나요?
프로젝트 끝나고 나서야 이 계산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?
계약 금액은 800만 원이었는데, 실무자 투입 시간 계산해보니 맨먼스로 2.3명이 들어갔고, 외주 비용 따로 썼고, 미팅 이동 시간에 수정 3라운드까지 치르고 나면 — 남는 게 얼마인지 솔직히 모르겠는 거예요.
많은 에이전시 대표들이 이 계산을 안 합니다. 귀찮아서가 아니에요. 할 수 있는 구조가 없어서예요.
단가 협상 자리에서 말이 막히는 이유
"이 금액으로는 좀 빠듯한 것 같아서요" — 클라이언트한테 이렇게 말하면 대화가 어디로 가는지 아시죠.
"빠듯하다"는 건 사실 아무 말도 아니에요.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"그건 당신 사정이고요"가 되거든요. 결국 예전 단가로 수주하거나, 어색한 침묵 끝에 슬쩍 접게 되고요.
반면 이렇게 말하면 대화가 달라져요.
"저희가 지난 유사 프로젝트 5건 기준으로 이 범위를 다루는 데 실제 원가가 평균 580만 원이 들었어요. 거기에 수정 대응 비용은 포함이 안 된 숫자예요.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750만 원이어야 저희가 제대로 된 퀄리티로 납품할 수 있어요."
클라이언트가 "왜 올랐어요?"라고 물었을 때, 앞의 대화와 뒤의 대화가 어떻게 다른지는 굳이 설명 안 해도 아실 것 같아요.
차이는 딱 하나예요. 580만 원이라는 숫자가 실제로 존재하느냐, 아니냐.
그 숫자가 없는 이유
"퀄리티가 올라갔어요", "시장 단가가 전반적으로 올랐어요" — 이 말이 왜 안 통하는지, 사실 다들 알아요. 클라이언트도 반박하기 쉬운 말이거든요. 근거가 없으면 협상이 안 되고, 근거가 없으니까 밀리게 되는 거예요.
그럼 왜 이 숫자가 없을까요.
견적서는 있어요. 계약서도 있어요. 입금 내역도 있어요. 근데 그게 다 따로 있거든요. 프로젝트 하나당 실제로 얼마가 들었는지, 마진이 얼마였는지를 "한 번에 볼 수 있는 형태"로 갖고 있는 곳은 생각보다 훨씬 적어요.
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 프로젝트 준비하느라 바빠요. 마감 후에 원가를 역산해서 기록해두는 게 의무가 아니니까 안 하게 되고, 하려고 해도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니 모으는 것 자체가 일이에요. 결국 "다음에 해야지"가 반복되다가 3년이 지나는 거예요.
이건 게으름이 아니에요. 기록이 축적되는 구조가 없는 거예요.
데이터가 있으면 협상 대화가 이렇게 달라져요
다시 800만 원짜리 프로젝트로 돌아올게요.
이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 "실제 원가 620만 원, 마진율 22.5%"라는 기록이 남았다고 해봐요. 그리고 유사한 프로젝트 4건이 더 쌓였고, 평균 마진율이 19%라는 게 보였다고요.
다음에 비슷한 프로젝트 견적을 뽑을 때, 감으로 "800만 원 쓰면 되겠지"가 아니라 "이 범위에서 19% 마진 남기려면 최소 얼마여야 하는가"를 계산할 수 있게 돼요.
클라이언트가 "왜 이번엔 더 비싸요?"라고 물으면, "저희 유사 프로젝트 평균 원가가 이 정도예요"라고 답할 수 있고요.
더 중요한 건 이거예요. "이 유형 프로젝트는 수정 라운드가 많아서 마진이 항상 낮게 나온다"는 게 보이면, 다음 계약에서 수정 조건을 더 타이트하게 잡거나, 아예 단가 자체를 올려서 제안할 수 있어요. 데이터가 없을 때는 그냥 "원래 이 정도인가 보다"하고 넘어갔던 것들이요.
수익성 데이터는 "얼마 남았나"를 아는 것 이상이에요. 어떤 일을 더 해야 하고, 어떤 일은 단가 조정 없이 받으면 안 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요. 영업 방향을 거기에 집중할 수도 있고요.
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방법
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.
완료된 프로젝트부터 역산해 보세요. 계약 금액, 실제 투입된 인건비, 외주비, 추가 비용을 한 줄로 정리해서 마진을 보는 거예요. 처음엔 귀찮지만, 5~6개만 해봐도 패턴이 보여요. "이 유형은 항상 빠듯하네", "이 클라이언트는 의외로 효율이 좋았네" 같은 것들이요.
앞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부터라도 기록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. 견적-계약-수금이 연결되어 있고, 투입 비용도 같은 곳에서 관리되면,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원가를 별도로 역산하지 않아도 바로 볼 수 있어요. 그게 쌓여야 협상 자리에 가져갈 수 있는 숫자가 생기거든요.
엑셀로도 할 수는 있어요. 다만 프로젝트가 5개 이상 동시에 돌아가기 시작하면 금방 한계가 와요. 파일이 분리되고, 사람이 옮겨적어야 하고, 그 사이에 누락이 생기거든요.
이런 구조가 필요하다면 플러그에서 시작해보셔도 좋아요. 견적부터 정산까지 같은 곳에 쌓이기 때문에 프로젝트별 원가를 별도 작업 없이 확인할 수 있어요.
단가를 올리는 건 결심의 문제가 아니에요. "지난번 이 범위에 실제로 이만큼 들었어요"라고 말할 수 있느냐, 없느냐의 문제예요. 그 숫자는 결국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기록하느냐에서 시작돼요.
